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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한림원이 10월 8일 저녁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을 발표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찬쉐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배당률 1·2위를 다투던 터라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는데요. 시와 소설, 에세이와 번역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쌓아온 앤 카슨이 누구인지, 어떤 작품으로 평가받았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앤 카슨은 누구인가

    고전학자에서 시인으로

    앤 카슨은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고전학을 전공했습니다. 토론토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이런 학문적 배경이 그의 작품 전반에 짙게 배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문학과 신화를 깊이 연구하면서도 이를 학술서가 아니라 현대인의 사랑과 성장, 상실이라는 보편적 주제로 풀어내는 독특한 글쓰기를 선보여 왔습니다. 시인이자 번역가, 학자라는 세 정체성을 동시에 지닌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캐나다와 아이슬란드를 오간 삶

    앤 카슨은 캐나다와 아이슬란드를 오가며 생활해 왔고, 2022년에는 아이슬란드 시민권을 얻기도 했습니다. 수상 발표 당시에도 아이슬란드에 머물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수상 소식에 본인도 크게 놀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는 수년째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정작 유력 후보로 꼽히지는 않았던 터라, 이번 수상은 문학계에서도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국내에서도 한 출판사의 수상자 발표 라이브에 발표 직전 약 1만 3천 명이 동시 접속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장르의 벽을 허문 대표작들

    빨강의 자서전

    앤 카슨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1998년작 『빨강의 자서전』은 고대 그리스 시인 스테시코로스가 남긴 신화 속 인물 게리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날개 달린 빨간 괴물 게리온을 사랑에 빠진 현대의 젊은이로 새롭게 그려내며, 서사와 시적 표현을 결합한 '운문소설'이라는 독창적 형식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설인지 시집인지 규정하기 어려운 이 작품은 이후 앤 카슨의 글쓰기를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남편의 아름다움

    2001년작 『남편의 아름다움』은 영국 시인 존 키츠의 작품에서 출발해 결혼과 이별의 비극을 장편시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으로 앤 카슨은 여성 작가로는 최초로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T.S. 엘리엇상을 수상했습니다. 사랑과 상실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고전적 운율과 현대적 언어 감각으로 엮어낸 솜씨가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왜 앤 카슨이었나

    한림원 "고전과 현대를 잇는 독창적 형식"

    스웨덴 한림원은 앤 카슨을 '고전적 문학 전통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주'한 작가로 평가했습니다. 고전 문학에 대한 깊은 탐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기존 장르의 틀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 단어와 언어의 기원을 파고드는 학문적 태도와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시적 상상력을 겸비했다는 점이 핵심 선정 이유로 꼽혔습니다. 이를 통해 고전과 현대를 잇는 독창적인 문학 형식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입니다.

    하루키·찬쉐는 이번에도 고배

    발표 전 배당률에서는 중국 작가 찬쉐가 1위, 무라카미 하루키가 2위를 다퉜지만 두 사람 모두 이번에도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하루키는 수년째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도 번번이 문턱에서 좌절하며 '만년 후보'라는 수식어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한편 2024년에는 한국 작가 한강이, 지난해에는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수상한 바 있어, 노벨문학상이 해마다 예상을 뒤엎는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상금은 1,2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4천만 원) 규모입니다.

    정리하면

    2026년 노벨문학상은 배당률 상위권이 아니었던 캐나다 시인 앤 카슨에게 돌아갔습니다. 고전학자 출신답게 고대 그리스 신화와 문학을 현대의 언어로 재창조해온 그의 작품위�계가 한림원의 선택을 받은 셈인데요.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문 대표작들을 통해 이번 수상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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